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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목경 
Subject  
   문화일보 인터뷰 2012. 5월21일
우리나라만큼 블루스가 천대받는 나라가 있을까. 록이 블루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장르고, 블루스의 5음계(펜타토닉 스케일)가 국악의 5음계와 유사성을 지니고 있는데도, 블루스는 국내에선 여전히 ‘소외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비인기 장르인 이 블루스에 30년간 ‘집착’해온 뮤지션이 기타리스트 김목경(53)이다. 그는 고 김광석이 다시 불러 유명해진 곡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의 원작자로 유명하지만, 노래보다 연주를 늘 앞세워왔다. 덕분에 그는 ‘노래’를 중시하는 국내 대중음악계에선 외면받고, 대신 연주에 열광하는 해외를 떠돌며 자신의 가치를 시험받았다. 연주에 ‘관록’이 붙고 한국인의 ‘한(恨)의 감성’을 덧댄 독창성 덕분에 그는 세계적 연주인들 사이에서 금세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지난 2003년 5월 동양인 최초로 미국 멤피스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해 ‘리틀 에릭 클랩튼’이란 칭찬을 받은 그는 2006년 5월 ‘규슈 블루스 페스티벌’, 6월 노르웨이 ‘브라그도야 블루스 페스티벌’ 등 유명 연주 페스티벌엔 언제나 단골손님으로 초대돼 ‘한국 블루스의 힘’을 과시했다.

그가 또 한번 ‘토종 블루스’의 위력을 선보인다. 25~27일 홍콩 마카오에서 열리는 ‘더 베네시안 카니발스 이노규럴 인터내셔널 재즈 앤 블루스 밴드 컴피티션(The Venetian Carnival’s inaugural International Jazz And Blues Band Competition)’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김목경은 전세계 100개국 중 최종 본선 12팀에 선정돼 실력파 연주인들과 자웅을 겨룬다.

“두 달 전쯤 이메일이 왔어요. 그래서 관련 동영상과 음원을 보냈죠. 그리고 일주일 뒤 100팀 중 12팀에 뽑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나름 뿌듯했어요. 그간 미국,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등 큰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해보니까, 제 블루스가 별로 꿀리지 않았어요. 속으로는 자신감이 충만했어요.”

본선은 3일간 각기 다른 무대에서 세 번 공연을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총 상금 6만4000달러 중 우승자에겐 3만2000달러가 주어진다. 이 경연 무대의 오프닝은 미국 재즈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이 맡는다.

“재즈 뮤지션이 대다수인 경연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둘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국적 블루스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봐요. 중요한 건 경연 그 자체가 아니라, 서양의 블루스 문법을 배운 한국인이 독창적인 블루스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일이에요.”

문득 그가 어떤 이유로 블루스에 천착하는지 궁금했다. “제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생각한 것을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거든요. 특히 블루스는 노래보다 기타로 연주할 때 한 음 한 음에 미세한 감정을 더 실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 블루스는 모든 음악의 원류라는 점에서 과학에 비유하자면 응용 과학이라기보다 순수 과학에 가깝다. 그래서 그는 블루스를 통하지 않고 포크나 컨트리, 로큰롤에 손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역설한다.

“사람들이 블루스를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는 2차적인 문제예요. 대중음악의 뿌리에 관심을 두지 않고 시작하는 음악은 ‘세계적’일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들의 문법을 읽지 않고 우리만의 문법으로 그들을 강요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한국 블루스가 성장하는 데에는 미디어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봐요.”

이번 경연에서 우승을 하고 받은 상금은 어디에 쓸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는 ‘블루스’를 연주할 때처럼 생각하더니, ‘재지(Jazzy)’하게 답했다. “일단 (술을) 엄청 마실 거예요. 하하하.”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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